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제주도 오름과 바람 사진.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지난 제주 여행 때 제주에 일 년 정도 지내며 이곳저곳을 여행한다는 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주에서 어디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한 군데만 꼽으라면.... 음. 김영갑 갤러리요.”
“그래요? 나중에 또 제주에 오면 가봐야겠어요.”
그렇게 일 년간 마음에 담아둔 김영갑 갤러리에 이제야 왔다.
작은 인형들이 이곳에 잘 왔다고 반기며 맞이한다.
할망바당이니 학교바당이니 제주도의 인심은 이미 전설이 되어버렸지만,
여기 김영갑 갤러리는 이어도의 꿈을 간직한 곳이라고 손을 흔든다.
도시의 급한 마음은 접어두고 여유를 즐기라며 두모악 무인 찻집도 열어두었다.
바깥 정원을 천천히 거닌 다음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둘러본다.
이생진 시인은 김영갑 사진가를 ‘사진으로 시를 찍는 사람’이라 말했다.
그가 찍은 오름이며 바람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시인의 말이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와 닿는다.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자 했던 사진가의 숨결이 느껴진다.
수십 년을 살아도 제주도를 온전히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평생을 다 바쳐도 될까 말까이니까.
낯선 것을 배우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먼저 느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김영갑 사진가는 몇 장의 사진을 통해 오름과 바람. 고독과 열정. 그리고 자유로움을 들려준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이곳에 제주가 있다. 이어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