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 석파정
미술관 옆 산책로. 석파정.
운보 김기창 화백 탄생 백 주년 기념전을 보러 서울 미술관에 간 김에, 석파정에 들렀습니다.
석파정은 흥선대원군이 별장으로 쓰던 곳이라네요.
산책로를 걷는 재미가 쏠쏠해서 즐겁게 석파정을 둘러봤습니다.
우선 부암동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보이네요.
부암동엔 분명 건물은 많은데, 지나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어서 동네가 참 조용하더라고요.
날이 추워서인지 헐벗은 조각상이 유독 추워 보였어요.
겨울을 나려고 나무도 짚으로 옷을 해 입었습니다.
건물을 요란하진 않지만 참 견고하게 잘 지었습니다.
나무도 아주 튼튼해 보이고, 잘 짜인 한옥이에요.
석파정에 멋진 소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데,
이 나무 한 그루를 보는 것 만으로도 석파정에 들른 보람이 있습니다.
제멋대로 뻗은 가지가 예술이에요.
산책로를 걷다 보니, 앉아 쉬기 좋게 통나무 의자를 놓아두었습니다.
한겨울엔 앉기엔 너무 차가워 보여요.
앉자마자 치질이 걸릴듯합니다.
커다랗고 널찍한 바위가 눈에 띄는군요.
바위가 판판한 게 여름에 와서 착! 하고 달라붙으면 시원하게 더위를 식혀줄 것 같아요.
물론 지금 달라붙으면 입이 돌아가겠죠.
겨울이라 손이 시리고 코도 시렵지만,
눈 쌓인 석파정 산책로를 따라 걸음을 옮기는 즐거움은 다른 계절에 맛보지 못하겠지요.
언제 또 서울 미술관에서 좋은 전시를 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 핑계로 다시 석파정에 들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