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EOUL 2015 International art fair
서울에서 열린 국제 아트페어. G-SEOUL 2015
2주 전에 DDP에서 열린 G-SEOUL 2015에 다녀왔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동대문디자플라자엔 사람이 꽤 많았지만, 아트페어에 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작품을 둘러보고 나왔다.
아트페어에 전시된 작품이 마음에 들면 구매해도 된다는 말에 괜히 설레었다.
‘어쩌면 넋을 놓고 바라볼 만한 작품을 만나지 않을까?’
나도 모르게 쿨한 척 손을 덜덜 떨며 일시불로 카드를 긁고,
집에 와서 멍하니 바라볼 만한 작품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미술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지만,
누군가와 교감을 나누기 위해서 꼭 서로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우선 오랜만에 눈이 참 즐거웠다.
혼이 빠질 정도는 아니라도, 스쳐 지나다 저절로 걸음이 멈춰질 만한 멋진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그 중 몇 몇 작가의 그림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박서보(Park Seo-bo) 작가의 그림은 이 작가의 개인전인가 싶을 정도로 여럿 전시되어서 눈에 띄었다. 단색화 작가로 널리 알려진 작가라고 하지만, 나는 알 턱이 없다. 뭔가를 잘라낸 단면 같은 느낌인데 얼핏 봐서는 그 매력을 느끼기 어려웠다. 아침 햇살이 비췄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낮술을 한잔 하고 본다면 또 다른 느낌을 전할 지도 모른다.
이진우(LEE Jin Woo) 작가의 작품은 박서보 작가의 작품 속에서 눈에 띄었다. 박서보 작가의 작품이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느낌이라면, 이 작가의 작품은 굳이 단면을 파헤칠 필요가 없던 옛 시절을 얘기하는 것 같았다. 아마 두 작가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지 않았다면 별 감흥이 없었을지도 모르나, 이번 아트페어에서는 눈길이 갔다.
허경애(HUR Kyung-Ae) 작가의 작품은 뭐랄까. 그냥. 좋았다. 내가 이 아트페어에서 그림 한 장을 들고 나간다면 이 그림이다 싶었다.
그러나 이번 아트페어에 전시된 작품은 선뜻 사기가 어려웠다.
길을 가다가 어떤 소품점에 들러서는 그냥 끌려서 이거 주세요 하고 사올 만큼 가벼운 가격대가 아니다.
카드 일시불로 하기엔 한도가 부족한 데다가 왼손 팔목과 오른쪽 신장을 담보로 그림 한 장을 살 만큼 간절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구경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