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마 DP1 Merrill
포베온. 벗어나기 힘든 마력이 담긴 시그마 DP1 Merrill.
지난 몇 년간 DP2와 함께하는 동안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저의 두 번째 포베온 DP1 Merrill을 영입했어요.
SD1 Merrill로 갈까 하는 마음도 약간 있었지만,
언제라도 들고 다니기에 부담 없는 DP1 Merrill로 왔습니다.
DSLR은 주 30시간 이상 사진 찍으러 다니면 그 때 고려해 보렵니다.^^;
Merrill 시리즈엔 DP1, DP2, DP3가 있습니다.
DP1은 광각 DP2는 표준, 그리고 이번 시리즈에 선보인 DP3는 준 망원이지요.
전에 DP2를 살 때도 DP1과 두 기기 사이에서 고민했었는데,
이번에 과감히 광각으로 왔습니다.
그동안 DP1 시리즈는 조리개 최대 개방 수치가 f4.0였는데,
이번엔 DP2 시리즈처럼 f2.8까지 개방이 됩니다.
찍는 사진의 60% 이상이 풍경인 저로서는 그동안 DP2가 조금 답답했는데,
DP1 Merrill을 사용해 보니, 시야가 확 트입니다.
DP 시리즈는 카메라 성능이 형편없기로 소문 났는데,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다른 기종들에 비하면 DP1 Merrill는 시대를 역행하는 기기입니다.
하지만 포베온 센서가 달린 카메라를 선택하는 이유가 기기 성능이 아니라 화질인 만큼,
사진을 찍어보면 확실히 만족스럽네요.
게다가 DP2에 비하면 DP1 Merrill이 확실히 빠릿빠릿해요.
특히 부팅 시간이 확 줄어들어서 마음에 드네요.
그러나 배터리는 여전히 한 입 거리라서, 추가 배터리를 넉넉히 샀습니다.
UV 필터와 후드, 그리고 C-PL 필터도 함께 구매했어요.
크기가 예전보다 커져서 좀 둔해 보이네요.
배터리 투입구에 여닫기 편하도록 장치가 달려 좋습니다.
그리고 속사 케이스 바닥에 고리가 달려서 분리가 편하겠어요.
DP2 케이스를 빼고 끼려면 동전을 항상 가지고 다녀야 했거든요.
이제 와서 보니 DP2는 이것저것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DP1 Merrill은 확실히 발전했어요.
하지만 외관만 보면 DP2가 훨씬 멋집니다.
특히 DP1 Merrill용 고급 속사 케이스는 전에 쓰던 케이스에 비하면 참 볼품없어요.
하긴 DP2용은 무려 '한정판'이었으니 그만큼 신경을 많이 썼던 거겠죠?
뭐 케이스는 아쉽지만, DP1 Merrill 마음에 듭니다.
이 녀석과 친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호흡을 맞추다 보면 언젠가 손발이 척척 맞는 친구가 되겠지요. :D